아는기자, 정치부 조영민 기자와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.<br /><br />Q1.지금 대선 판세가 막판까지도 박빙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. 이러다 예컨대, 간발의 차로 당락이 갈리거나 하면 사흘 뒤 본 투표 후에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거든요. 지금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게 뭐죠?<br /><br />특정 후보 이름에 기표가 된 투표 용지를 받았다는 논란입니다.<br /><br />논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선관위가 정한 확진자 사전투표 절차부터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.<br /><br />일반 사전투표는 이런 절차를 밟지요.<br /><br />확진자 사전투표는 신원 확인절차를 거쳐 투표용지를 받는 것까지는 같은데 이 때 '임시 기표소 봉투'를 추가로 더 받습니다.<br /><br />일반 사전투표는 기표소에서 기표를 한 뒤 바로 투표함에 자신의 투표용지를 넣는데요.<br /><br />확진자의 경우 별도의 기표소에서 기표를 한 뒤 선거사무원이 투표용지를 받아 일반 투표함에 대신 넣어주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임시 기표소 봉투, 기표소에서 투표함까지 선거사무원이 가져갈 때 사용하기 위해 도입된 겁니다.<br /><br />Q2. 특정 후보 이름에 기표가 된 투표 용지를 받았다는 게 가장 큰 논란이라고 했는데요.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지요?<br /><br />확진된 투표자는 투표용지와 투표 후 투표용지를 임시로 넣을 기표소 봉투를 받는다고 했죠.<br /><br />그런데 선관위로부터 받은 임시 기표소 봉투에 특정 후보에게 기표가 된 투표용지가 들어있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은 어제 저녁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해명했다고 합니다.<br /><br />기표소에서 투표함까지 배달용으로 쓰이는 임시 기표소 봉투에 여러 장의 확진자 투표지를 담아 투표함으로 가져갔는데 투입할 때 실수로 투표용지 1장을 봉투에서 꺼내지 못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이 봉투는 재활용이 되는데요.<br /><br />그러다보니 다음 사람이 앞에 사람이 투표한 투표용지가 담긴 임시기표소 봉투를 받게됐다는 겁니다.<br /><br />하지만 해당 지역 선관위 설명은 다릅니다.<br /><br />확진자 투표자가 갑자기 몰려들어 담당자가 투표함에 넣어야 할 임시 기표소 봉투를 빈 봉투로 착각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Q2-1. 선관위 설명도 오락가락하네요?<br /><br />선관위 사무총장의 설명대로라면 의문점이 더 남게 되는데요.<br /><br />앞서 절차를 보시면, 기표를 마친 투표 용지는 임시 봉투에 넣어 선거관리원에게 전달되잖아요.<br /><br />즉, 하나의 봉투에는 한 장의 투표 용지만 있어야 하는데 왜 하나의 봉투에 여러 장의 투표 용지를 담았는지 사무총장 해명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아직 설명을 못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Q3. 임시 봉투를 바구니, 쇼핑백, 종이상자 이런 데 담아놨다는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어요.<br /><br />이건 선관위가 만든 확진자 사전투표안이 처음부터 모호하고 부실하게 작성됐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선관위의 확진자 사전투표안에 따르면 '바구니' '상자' 등에 담아 이동하게 되어 있다보니 각 투표소마다 제각각 도구가 등장한 겁니다.<br /><br />또 확진자 투표지는 일정수량 모아서 투입할 수 있다고 적어 놔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.<br /><br />Q4. 선관위 확진자 사전투표안 내용이 부실한 것도 문제인데, 이 안 자체가 직접투표, 비밀투표 원칙이 훼손될 수 있게 설계가 됐다, 이런 비판도 있던데요.<br /><br />투표 시간대를 비확진자와 겹쳐 잡아 확진자들은 자신의 투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못 넣게 만든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겁니다.<br /><br />참관인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투표한 투표용지가 제대로 투표함에 투입이 됐는지, 봉투에서 투표지를 꺼내 투표함에 대신 넣는 과정에서 내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건 아닌지, 직접투표, 비밀투표 원칙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선관위가 만들었다. 이렇게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왜 확진자용 투표함을 더 만들지 않았느냐, 이런 궁금증도 생길 수 있는데요.<br /><br />현행법상 한 곳의 투표소에는 하나의 투표함만 두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Q5. 명백히 선관위의 준비 부실 때문에 발생한 혼선인데도 정작 선관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했다, 부정 소지는 없다는 식이라 질타를 더 받는 것 같더라고요.<br /><br />선관위는 뭘 잘못했는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요.<br /><br />확진자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만 매우 송구하다고 할 뿐, 자신들의 준비 부족이나 판단 착오에 대한 반성이 아직은 안 보이는데요.<br /><br />박빙의 승부에서 자칫 진 쪽에서 선거 불복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거든요.<br /><br />이 책임을 선관위가 어떻게 질지 향후 태도가 궁금해집니다.<br /><br />청와대와 정부도 제대로 선거관리를 못 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Q6 대선 본투표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. 이번 사전투표 부실관리 이슈가 양 당에 미칠 영향도 궁금해요.<br /><br />남은 3일 동안 이 이슈로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.<br /><br />누구에게 더 유리하고 불리한 이슈가 아니기 때문인데요.<br /><br />다만 국민의힘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부 여당의 선거 관리 부실을 집중 따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남은 기간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여당이라 관리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요.<br /><br />선관위와 거리를 두며 질책성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게 이런 이유에서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정치부 조영민 기자였습니다.